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디자인스튜디오2 강의 과제물
허민재 교수님
2023.03.02 ~ 06.08


펫토피아: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더 중요한 미래
과거에는 사람의 삶이 더 중요했으며, 동물은 단지 고기나 농업용 가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대화와 함께 핵가족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개인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범죄와 사기가 만연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무력감과 혐오감을 느끼며 반려동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고, 단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반려동물은 사람만큼 대접받으며,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에서는 반려동물용 제품을 출시하고,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더 신용되는 '펫토피아'라는 미래 사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반려동물이 없으면 은행 대출도 불가능하며, 사업 계약도 반려동물이 함께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반려동물과의 신뢰 관계가 중요시됩니다.

연구 목표 :
이 프로젝트는 '펫토피아'라는 주제 아래 단편 소설을 통해 이러한 가상의 세상을 탐구합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관람객은 펫토피아의 일상생활을 경험하고, 이 세상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사람 간의 믿음이 사라지고,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현재의 사회를 성찰하는 것입니다.

연구내용 :
펫토피아에 대한 단편 소설과 일러스트 이미지를 작업했습니다. 5개의 일러스트 이미지는 사람보다 지위가 높은 반려동물은 펫토피아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 모습을 그린 것 입니다. Adobe XD로 웹페이지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펫토피아 웹사이트도 체험할 수 있게 작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서치북을 제작하여 전체적인 프로젝트 과정과 결과물을 담았습니다.

#1 반려동물 전용 도로, 사업설명회, 명품 모델
나연은 자신의 반려동물인 루이와 함께 반려동물 전용 도로에서 산책을 하며 어제저녁 뉴스에서 봤던 기사를 떠올렸다.
「… 올해 3월, A 씨의 가족에게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A 씨는 자신의 반려동물인 밀크와 쇼핑을 위해 집을 나섰다가 반려동물 전용 도로를 지키지 않은 자전거 때문에 밀크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삶이 아예 송두리째 변했다고 해야겠죠. 아무래도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게 밀크인데…”
반려동물 안마의자 사업가이던 A 씨는 반려견 밀크와 함께하던 사업을 급하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
반려동물이 마음 놓고 자유롭게 다니라고 있는 게 반려동물 전용 도로인데, 법을 지키지 않은 자전거 때문에 소중한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니… 루이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자신은 남은 인생을 살 수 없을 것 같아 몸서리를 쳤다. 나연이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루이는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앞으로 열심히 걸어가고 있었다.
루이는 나연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전 남자친구에게 가스라이팅과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나연은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병원도, 상담도 다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루하루 죽어 가던 그녀를 안쓰러워했던 친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 것을 권했고, 그렇게 루이를 만나 비로소 치유받음을 느꼈다. 여전히 그때의 충격으로 사람을 잘 믿지 못하지만, 지금처럼 자신의 곁에 루이만 있다면 이전처럼 사람 자체가 두렵지는 않았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는 상담 선생님의 권유로 매일매일 루이와 함께 꾸준히 산책을 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는 자신에 대한 애정도 생김을 느꼈다. 이게 다 나만을 바라봐 주고 나만을 믿는 루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곁에 있는 덕분이다.
힘차게 걷는 루이를 따라 나연도 한 걸음 한 걸음 보폭을 크게 해 파워 워킹을 하며 걷는다.
그렇게 길을 걷다 보니 가게에 붙어 있는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베니의 사업설명회?”
베니는 나연도 팔로우하고 있는 SNS의 초거대 고양이 인플루언서이다. 선비 같은 고고한 품성과 대비되는 귀여운 외모, 똑똑한 두뇌, 그리고 동거인과의 좋은 유대감이 그의 인기 비결이다. 그는 모델과 연예묘로 활동하며 대기업의 광고도 줄줄이 맡고 있는 스타인데, 그가 자신의 사업을 하려는지 사업설명회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루이를 잠깐 멈춰 세우고 포스터를 유심히 보던 나연은 평소에 관심 있게 지켜보던 베니의 사업설명회에 가 보기로 결심했다.
가게 건물 옆에는 다른 반려동물 모델이 광고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의 광고판이 걸려 있다.




#2 은행, 대출, 신용도, VIP룸
준수는 대출을 위해 자신의 반려묘 핑크와 함께 은행을 찾았다.
펫토피아 세상에서는 대출을 받을 때 사람의 신용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신용도도 함께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실히 일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며 신용도를 열심히 올린 준수는 은행에서 무사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대기표를 뽑고 의자에 앉으니 직원이 다가와 핑크는 반려동물용 VIP룸에 모시겠다고 하며 데려갔다.
사람은 창구 앞에 놓여진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지만, 은행을 찾은 반려동물은 그들을 위해 안락하게 마련된 VIP룸에서 편하게 쉬며 순서를 기다린다. 준수는 가끔은 반려동물이 조금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각 은행에서 신용도가 높은 반려동물의 신규 유치를 위해 이 정도까지 신경 쓰는 것이다.
은행의 벽에는 각종 금융상품에 대한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반려동물 예금, 적금 상품, 반려동물 신용 대출 등 그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가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자신의 순서가 돌아오려면 아직도 멀어서 준수는 핑크가 잘 있나 보기 위해 VIP룸 쪽으로 걸어갔다.
룸 안에는 반려인이 들어갈 수 없지만, 입구 옆 화면으로 푹신한 방석에 앉아 쉬고 있는 핑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핑크의 옆으로 캣휠을 돌리거나 숨숨집에 숨어 있는 고양이들도 보였다.
강아지 영역에는 신나게 공놀이를 하는 강아지들과 잠을 자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준수의 차례가 되었고, 은행 창구에 앉으니 직원이 핑크도 자리로 데리고 왔다.
대출을 받으러 왔다고 설명하니 은행 직원은 준수의 신용도를 확인했는데, 이상하게도 준수의 신용도는 생각보다 낮았다. 저번 달에 급하게 받았던 생활비 대출 때문인 것 같았다.
걱정하는 준수를 보던 직원이 핑크의 신용도가 높으면 괜찮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다행히 핑크는 준수보다 신용도가 높았다.
핑크 덕분에 수월하게 대출을 받게 된 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핑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핑크야! 오늘 오빠가 맛있는 거 쏜다!!!!”
준수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핑크도 야옹~ 하며 화답했다.




#3 반려동물 콘서트, 가족보다 더 가족, 나보다 반려동물이 우선인 삶
“오늘은 기필코 해내고 말겠어… 살구야 걱정하지 마! 아빠만 믿어. 아빠가 다 알아서 할게.”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카피바라 살구의 눈을 보며 석구는 다짐했다.
티켓팅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해외 반려동물 슈퍼스타 브루노캣스의 내한 공연에 살구와 함께 가기 위해 석구는 비장하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자신도 너무나 가고 싶지만, 살구가 유독 좋아하는 브루노캣스의 콘서트인지라 둘이 꼭 같이 가고 싶었다.
티켓팅 1분 전. 모든 세팅을 끝마치고 초시계도 켜 놓고 모든 것이 준비됐다. 내 손가락만 빠르면 돼!
3, 2, 1, 땡!!
후다닥 예매 버튼을 누르니 잠깐 버벅이다가 대기 번호가 떴다.
64313번????? 미친 거 아니야?????
석구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초조하게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제발 두 자리만 허락해 주세요ㅠㅠ
30분 정도 기다리니 가까스로 예매창에 다다랐다. 날짜를 누르고 좌석 선택 창으로 들어가는데, 당연하게도 이미 눈밭… 좌석이 다 털렸다.
저 멀리 창조주석까지 열심히 눌러 봤지만 단 한 자리조차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석구는 절망했다.
아… 프리미엄이 붙은 표를 사야 하나! 정말 그것만큼은 절대 하기 싫은데…
그런 인간들의 주머니를 배불리느니 차라리 살구에게 더 좋은 영양식을 한 끼라도 더 해서 먹이자고 생각했다.
살구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것만 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석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석구의 그런 마음을 잘 보여 주는 것은 집 안의 풍경이다. 벽에 빼곡한 살구와 함께한 특별한 순간의 사진들, 살구의 생일마다 스튜디오에 가서 찍은 사진들, 작가에게 의뢰한 살구의 그림 등 모든 기록이 빼놓지 않고 정성스레 액자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올해는 살구의 열 살 생일이기에 더 크고 더 화려하게 서프라이즈를 할 계획이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석구는 그게 너무 속상했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
“석꾸!!! 티켓팅 성공했어?? 나 4연석 성공했어!!!!!!!!!!”
“헐 대박… 진짜야????? 4연석?? 아 다행이다 진짜ㅠㅠ 나 실패해서 울고 있었단 말이야 ㅠㅠㅠ”
혹시 몰라서 친한 친구인 세연에게 티켓팅 용병을 부탁했는데 다이아몬드 손 세연이가 그 힘든 대기를 뚫고 성공한 것이다. 석구는 세연에게 다음에 이 은혜는 열 배로 갚겠다며 언제든지 도울 일 있으면 말하라고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좋아서 방방 뛰던 석구와 다르게 살구는 그저 조용히 따뜻한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4 반려동물 럭셔리 홈쇼핑, 우리 집 가장, 동영상 플랫폼 스타
저녁을 먹고 TV 채널을 돌리던 연진은 우연히 홈쇼핑 채널을 틀었다.
홈쇼핑에서는 반려동물 럭셔리 상품을 팔고 있었다.
반려동물 시장이 사람의 의류 시장보다 커지자 명품 브랜드에서는 앞다투어 그들의 상품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쇼호스트가 설명하는 예쁜 명품 옷들을 살펴보니 우리 집안의 막내인 허스키 숙희에게도 새 옷을 사 주고 싶어졌다.
옆에 앉은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저 옷 숙희에게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
해외 주식 시장에 집중하고 있던 남편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남편 – “당신이 마음에 들면 사. 얼마인데?”
연진 – “300만 원. 근데 60개월 무이자 할부가 된대. 괜찮지? 한 달에 5만 원 정도 내면 명품 옷을 가질 수 있는 거야.”
남편 – “음… A 브랜드에서 300이면… 뭐 괜찮은 것 같은데? 우리 숙희는 그 정도는 입어 줘야지.”
연진 – “그치, 여보? 역시 당신은 뭘 안다니까. 그럼 산다~”
홈쇼핑에서 물건을 주문하려고 핸드폰을 드는데 거실로 나온 외동아들 탄이가 불평을 잔뜩 늘어놓는다.
탄 – “아니, 엄마는 내가 숙희만도 못해?”
연진 – “그게 무슨 소리야?”
탄 – “내가 B 브랜드 패딩 사 달라고 할 땐 절대 안 된다고 딱 자르더니 어떻게 그것보다 몇 배는 비싼 숙희 옷은 사 줘?”
연진 – “탄이야, 숙희랑 너랑 같니? 네가 숙희처럼 유명하길 해, 돈을 벌어 와? 숙희는 저걸 입을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사는 거고, 너는 그럴 가치가 없는 것 같은데? 학생이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패딩이 뭐가 중요해?”
팩트로 아들 탄이를 후드려 팬 연진은 핸드폰으로 주문을 완료한다.
탄이는 매우 기분이 상해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숙희는 카리스마 있는 외모에 그렇지 못한 귀여운 성격으로 동영상 플랫폼에서 아주 유명한 유튜버이다. 광고나 협찬도 많이 들어와서 나머지 가족들은 숙희 덕분에 전보다 더 넉넉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렇기에 숙희에게 아낌없는 투자는 당연한 것이었다.
다음 동영상 콘텐츠는 명품 언박싱과 숙희의 패션쇼로 하기로 결정한 연진은 콧노래를 부르며 숙희 방으로 간다.




#5. 반려동물 인플루언서, 딩펫족, 반려동물 여행
뉴욕에서 사는 딩펫족 이한과 사라 부부는 스코티시 폴드인 리나, 브리티시 숏헤어인 라나와 코코, 이렇게 세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처음부터 여행을 다닌 것은 아니다. 5년 전 건강검진을 한 리나의 건강 수치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의사에게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요양을 권유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부부는 복잡한 도시를 떠나 교외로 자주 여행을 갔고, 그 과정에서 리나의 건강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 리나 외에 라나와 코코도 여행을 무척 좋아했다. 이 둘은 관심받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여행지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으로부터 자존감을 채운다.
예전에는 미국 내에서만 여행을 다니다가 이제는 세계 여행을 다니고 있다. 이들의 여행하는 모습은 이한과 사라가 열심히 촬영해 SNS 계정에 업로드한다. 순식간에 팔로워 수가 몇백만을 넘길 만큼 인기가 높아졌고, 덕분에 수입도 늘었다.
부부는 반려동물 전용 비즈니스석을 운영하는 펫토피아 항공사만 이용한다.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펫토피아 항공사는 비즈니스석을 오직 반려동물만 탈 수 있게 되어 있고, 사람들은 이코노미석만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의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대접받으며 비행기를 이용하길 바라는 반려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프랑스에 가기 위해 세 고양이들과 함께 공항을 찾은 부부는 난동을 부리는 한 승객을 보았다. 어머니가 위독해 당장 프랑스로 가야 하는데, 프랑스로 향하는 가장 빠른 비행기는 펫토피아 항공뿐이었고 이코노미석이 풀 부킹되어 탈 수 없게 되자 비즈니스석에 타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의 딱한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펫토피아 항공의 규정에 따르면 비상시 반려인만 반려동물 옆에 앉을 수 있어 반려동물이 없는 그의 사정을 들어줄 수 없었다.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리나가 부부를 쳐다보며 야옹야옹 말을 했다. 자세히 들어 보니 저 사람이 자신의 옆에 타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리나의 말을 항공사와 그에게 전달했고, 덕분에 어머니가 위독한 승객은 비즈니스석에 앉아 빠르게 프랑스로 향할 수 있었다. 리나의 호의에 감동받은 승객은 미담을 SNS에 올렸고, 사람들은 리나의 마음에 감동해 이 소식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건강이 많이 회복된 리나는 지금 펫토피아 항공사 모델로 활동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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